사파티스타
<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
매년 수많은 멕시코인들이 미국 국경을 넘다가 죽는다고 한다.
국경선이 너무 길어(3200Km) 때로는 시체가 백골이 될때까지 발견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미국은 이 국경선에 대규모의 무인 차량과 무인정찰기까지 배치하고 있고, 2005년 부터 시작된 국경장벽 설치예산으로 매년 24억 달러를 사용하고 있으며, 유지 비용만 매년 3억 달러를 사용하고 있다.
매일 약 6~7만명이 국경을 넘는다고 하며, 2009년까지 국경을 넘어 미국에 불법체류하는 하는 인원만 거의 20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왜 멕시코인들은 자신의 고향을 버리고 미국으로 가려고 하는 걸까?
<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는 아이들을 찍은 2003년 퓰리처상 수상작 >
멕시코는 1821년 코르도바 협정에 의해 독립했다.
독립된 이후로 연방파와 중앙집권파와의 대립이 지속됐으며 이 대립의 실정 와중 미국 포크 대통령의 텍사스 강제 합병에 반발하여 1846년 미국과의 전쟁이 발발했으며 이 전쟁으로 유타, 네바다,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및 애리조나를 미국에게 상실했다.
< 미국의 멕시코 침략 전쟁중 알라모 전투를 미국의 시각에서 그린 영화 "The alamo">
이후 연방주의자인 인디언 후아레스 대통령이 집권하여 자유주의 헌법 반포와 정교분리 및 교회 재산 몰수 등의 개혁정책을 추진했다.
이후 외채문제로 합스부르크의 막시밀리안이 괴뢰황제로 집권했으나 총살당하고 독재자 포르피리오 디아스가 집권했으나 대토지 소유제 강화등 기득권 유지에 골몰하여 1910년 멕시코 혁명이 발발하게 된다.
그리고 1917년 국가의 권리와 농민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된 대토지 소유제도를 무너뜨리는 농지개혁 오늘날의 근대국가 멕시코를 규정짓는 신헌법이 발표되었다.
1934년에는 (내가 지난번 공산주의를 얘기할때 핵심 키워드로 제시한) 집단농장의 창설 멕시코 노동자총연합의 결성 석유산업의 국유화를 추진하여 경제가 크게 발전하였다.
지난번 사회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북유럽의 사회주의중 스웨덴이 사회주의로 돌아서는 시기가 1930년이였다고 했다.
그리고 멕시코 역시도 바로 이시기에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 사상이 가미된 국가정책으로 방향을 잡았다.
왜 1930년대인가에 대한 원인이 있지만 이것은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이야기 하기로 한다.
< 1910년~1930년의 멕시코 혁명군 >
그리고 1980년대에 또 다른 극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
1930년대의 변화의 원인이 있다면 1980년대의 변화의 원인도 있다.
남미국가가 극적으로 몰락하게 되는 시기인 1980년대에 멕시코의 재앙도 시작되었다.
대처리즘과 레이거노믹스로 대표되는 이 신자유주의 사상은 우루과이 라운드와 WTO라는 결과물에 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마가렛 대처로부터 시작된 국유산업 민영화는 영국인들에게 엄청난 고물가라는 생활고를 안겨주고 있다.
얼마전에 이 여인네에 대한 영화가 개봉했다가 조용히 묻혀었다.)
< 좌-사파티스타 부사령관 마르크스, 중-멕시코 혁명의 대부 에밀리아누 사카파, 우-혁명군 장군-판초비야 >
멕시코 혁명 이후 멕시코에서 장기집권하고 있던 "멕시코 제도 혁명당(PRI)"는 점점 더 부패하고 무능해져 갔으며 드디어 1982년 IMF를 맞으면서 국익을 팔아 자신들의 기득권을 구매하는 장사꾼 정부로 전락한 멕시코 정부는 구매력이 떨어지는 멕시코 농민의 이익에 반하고 자본과 독점에 유리한 정책으로 변화되었다.
1917년의 멕시코 헌법은 27조의 재산권에 관련된 내용이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토지의 국유화, 농지의 유상몰수, 지주에 대해서는 20년 분할 상환, 이자율 5%의 토지증권으로의 보상, 석유를 포함한 지하자원의 국유화, 외국인 토지 소유 및 자원독점 제한 등으로 당시 까르데나스 대통령은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으나, 이 모든 개혁들은 1988년 집권한 살니나스 정권에 의해 삭제되고 말았다.
이 조항으로 농민은 경작지를 분배 받을 수 있었으며 노동자는 근로시간을 보장 받았으며 학생들에겐 무상 교육 서비스가 제공되었으나, 살리나스의 정책으로 농민들과 노동자는 당장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으며 교육 불평등을 통한 신분의 고착화가 진행되었다.
(마치 일본식민지시대의 조선의 모습을 보는듯 하다..)
1994년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멕시코 혁명의 대부인 사파타 장군의 피와 수십년간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건 투쟁의 결과물이 순식간에 너무나 어이없게 사라지는 순간이였다.
살리나스는 세계최대의 시장에 관세 없이 진입할 수 있으며 수많은 자본의 유입으로 투자가 늘어 일자리가 늘어날거라며 국민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중국/인도에 비해 가격경쟁력은 떨어졌고 국내로 유입된 자본은 국유산업의 민영화로 인한 물가상승과 대규모의 정리해고로 돌아왔다.
(살리나스 대통령은 미국으로 망명했다.)
멕시코 남부의 치아파스는 목재와 목축 및 커피와 옥수수의 산지로 그 자체로도 농업경쟁력이 있는 지역이며 석유, 천연가스도 멕시코 총 생산량의 47%를 차지하고 있으며, 마야문명의 수많은 유적지로 인한 관광산업도 훌륭하였으나 멕시코 정부의 개방정책은 이 지역농민들을 심각하게 위협하였다. 가장 심각한 지역은 지역 주민의 54%가 영양실조라고 하니 거의 소말리아 수준에 가깝다.
< 피폐한 치아파스 지역의 아이들 >
1992~93년에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으나 NAFTA가 체결된 1994년 이후로 농민들은 농사를 포기했고 아이들은 교육을 포기하고 무기를 들고 무장봉기를 시작했다.
정부군의 무력진압으로 수백명이 사망했으나 국내외의 압도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멕시코 정부는 무력진압을 포기하고 휴전을 제안했고 공식적으로 평화협정 협상을 벌였다.
뉴욕타임즈는 이들을 가리켜 "포스트모던 혁명가"라고 불렀다.
이들은 멕시코 혁명 당시의 혁명을 이루어낸 사파타 장군의 이름을 빌려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로 불리며 부사령관 마르코스가 이들을 이끌고 있다.
마르코스는 레이건 정부에서 벌어졌던 니카라과 콘트라 반군과 관련이 있으며 그는 자신의 사파티스타 혁명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우리는 무력으로 우리의 해결책을 강제하길 원치 않으며, 민주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전의 게릴라 전쟁식의 고전적인 무장투쟁을 능사로 여기지 않습니다.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군사대립이 아닌 정치입니다.
우리는 전쟁을 일으켜 죽거나 죽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치 의회를 경청하기 위해 싸웁니다."
사파티스타 무장혁명단은 자유 사회주의, 자유 자치주의, 무정부 사회주의의 이념을 가지고 있다.
1994년 무장봉기를 시작한 이후, 1996년엔 인류를 위한 반자유주의 회합이 열렸으며 여기서 사파티스타 지지 단체가 출범하였고 산 안드레아 합의를 통해 치아파스 32개 지역을 자치구를 설정하였고, 2001년 처음으로 멕시코 제도 혁명당(PRI)의 80년간의 정치권력의 독점이 깨지고 야당인 제도혁명당이 권력을 잡게 되었다.
NAFTA, FTA와 같은 신자유주의적인 국가간 자유 경제협정의 위험성은 이미 수많은 언론과 관련서적을 통해 꾸준히 알려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세계는 여전히 신자유주의적인 가치를 현실적 최고의 대안으로 삼고 있는 것인가?
문제는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이 바로 미국이기 때문이고 미국시장에 진입하지 않고는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는 암묵적 상식이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 국가들을 제외한 현실적 사실이 그렇기도 하다.
또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기치로 건국된 사회주의 국가들의 몰락이 세계경제의 미국 편중화를 더욱더 심화시켰기 때문이다.
(사실 소련이나 중국, 북한은 사회주의, 공산주의의 간판을 달고 있으나 실제 실상은 사회주의 공산주의라 할 수 없었다.
그들은 단지 간판만 달고 있는 전체주의 독재주의 국가일 뿐이였다.
조선을 몰락시켰던 원인은 붕당의 붕괴로 인한 독재권력의 출현이듯 기나긴 역사속에서 독재는 언제나 끝이 완전히 예상되는 시나리오이다.)
그리고 미국은 거대한 소비시장을 유지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자본을 창출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자본은 거의 독점적 시장이다.
< 반월가 시위 - 소수 독점 자본을 비판하는 인상적인 문구.. "We are the 99%">
부란 무엇인가?
부란 자본의 독점, 자원의 독점, 기술의 독점과 같은 독점이 바로 부이다.
그 독점 농도의 차이만이 있을뿐이며, 또한 사회가 고도화, 전문화 되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면 독점이 발생하고(자연적으로 발생한 독점이든 인위적으로 조절된 독점이든..) 미국은 바로 이 수요대비 공급채널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세상의 거의 대부분의 부는 미국에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미국의 자본 역시 몇몇 소수의 그룹이 독점하고 있다.
월가에서 일어난 "반월스트리트 시위"를 보라, 이들이 보는 미래란 무엇인가?
극단적인 상상이 있는 영화 "인타임"에 등장하는 자신의 남은 삶을 팔아 생활하는 모습과 비슷해질수 있지 않을까?
< 돈이 없는 사람은 자신 인생의 남은 시간을 팔아 연명하고 부자들은 남의 인생의 시간을 구매하여 영생한다는 기본 구조를 가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