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중국 소설하면 떠오르는 두권의 책은 루쉰의 "아큐정전"과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이다.
김동인의 "발가락이 닯았다"와 같은 느낌의 이 책은 정말 찌질하기 짝이 없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정말 중간중간 도저히 읽기 힘들어 잠시 책을 덮어두어야 할 정도였다.
평론가들은 나날이 무너져가는 중국을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간을 통해 표현했다고 한다.
시대가 지날수록 정보의 양은 다양해지고 보다 폭넓은 지식을 보다 쉽고 저렴하게 취할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일반적인 지식의 양은 저 책을 쓴 루쉰보단 내가 더 많을수도 있다.
얼마전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허락 하라는 이스라엘 청년들의 시위가 있었다.
몇일전 백수 미국청년들이 월스트리트에서 월가를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고,
나 역시 이분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노암 촘스키 교수도 오늘 월가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이스라엘 청년들도 시대가 지날수록 보다 더 폭넓고 다양한 시각을 알게 되면서 영화 "뮌헨"에 등장하는 그 주인공과 같은 고민을 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청년들도 불과 20~30년전에는 상상도 해보지 못했던 미국 정치권력의 백그라운드를 깨닫게 되면서 진짜 미국의 권력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이다.
루쉰도 같은 시기 일본은 개화에 성공했지만 중국은 실패한 것이 비단 중국인의 거지근성이라 생각했지만, 그 근성의 뒤에 잠재되어 있는 본질은 알지 못한듯 하다.
현대 산업화에 성공하기 이전까지의 중국은 19세기에 등장한 태평성대 운동의 시대정신이 지배하고 있었다.
이것은 서아시아의 부두교처럼 기독교에서 파생된 신흥 종교가 태평성대 운동으로 확대되어 한창 열강이 중국 침략에 열을 올리던 시절 중국을 내부로 부터 갉아먹었다. 아니 청나라라고 표현 해야겠다.
효종이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갔다온 이후 "반청복명" 북벌의 실천 단계로 계획했던 조선의 청나라 침공에 이어 중국내 반청 세력의 대두가 150여년만에 등장했던 것이다.
태평성대운동은 유명한 중국의 갱단 삼합회로 아직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이들중 경제세력이였던 매판 세력은 초기엔 서양세력을 끌여들여 청나라를 무너뜨리려 하였다.
청나라라란 중국인에게 중국을 침략하여 중국을 지배하고 있는 침략세력이였기 때문에 그들에겐 청나라를 무너뜨리는 것이 바로 애국이였을 것이다.
그래서 루쉰이 본 그 찌질함은 내가 보기엔 반청복명의 애국심으로 보이기도 한다.(아Q정전의 주인공이 아니라 평론가가 본 루쉰의 입장에서..)
미국 역시 미국의 문제를 지적할때마다 정치를 이야기 하지만, 사실은 정치도 하수인에 불과한 것이다.
인류 역사상 어느 나라라나 마찬가지지만 전쟁을 통하지 않고는 대국 또는 강국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수익사업은 전쟁이다.
미국은 전쟁을 가장 전쟁답게 수행하고 승리하였기에 지금의 위치에 오를수 있었다.
가장 더럽고 지속불가능하며 도움도 안되는 전쟁은 종교전쟁 이념전쟁이다.
전쟁이란 경제적 원리에 의해 서로간의 타협이 불가능할때 발생해야 하는 것이고, 곧 패자가 더 이상의 손해(생명을 포함한..)를 감당할 수 없을때 자신의 모든 자원을 반납하고 끝나야 하는 것이지만, 종교 및 이념전쟁은 경제적 원리가 발동하지 않기 때문에 더 악랄해지고 더 잔악해지고 모두 다 죽자가 되는 것이다.
즉, 미국은 전쟁을 통해 손실을 벌충하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강국에 오른것이고, 이것은 곧 미국 경제의 발전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어느 강국이나 다 비슷비슷한 루트를 걷는것 같다.
과거 로마는 로마의 명운을 건 한니발과의 전쟁을 통해 당시 지중해 세계 최고의 곡창지대인 시칠리아와 북아프리카를 얻었지만, 이것은 정작 그 전쟁의 주역이였던 평범한 로마군인들의 농장을 자유경쟁 체제로 밀어넣는 셈이 되었고, 그들 대부분은 몰락하여 대 토지주의 소작농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일약 유럽최대의 부자국가가 된 스페인 역시도 아메리카에서 폭발적으로 밀려들어오는 금,은으로 인해 유럽 최대의 발주처 국가가 되어 영국과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도시국가와 같은 하청국가를 부리는 부국이였지만, 정작 스페인 국민들은 엄청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고통받았으며, 자신들의 일자리가 유럽 다른국가들로 이전되면서 실업상태로 빠져들고 말았다.
미국 역시 자신들의 팍스아메리카 국가들에 경제체제를 이식하면서 세계 최대의 채권국가가 되어 엄청난 경제적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그 이자비용은 국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J.P 모건은 FRB(연방준비은행)이자율 연동 펀드 상품을 판매했다.
FRB이자율을 미리 예측할 수 있어야 상품의 수익성이 보장되는데, 마치 로또 복권 맞추는거나 마찬가지인 이 상품은 FRB의 이자율을 한번도 빗나간적이 없는 기적의 상품이였다.
어떻게 J.P 모건은 FRB의 이자율을 한번도 틀리지 않고 맞출수 있었을까?
FRB의 최대 주주는 J.P모건과 시티은행이고 시티은행의 최대 주주는 J.P 모건 체이서 은행이며 J.P모건과 J.P 모건 체이서 은행은 소유주가 모두 록펠러 재단이다.
록펠러 재단 > J.P 모건 & J.P 모건 체이서 > 시티은행 > FRB인 것이다.
이러니 못 맞출리가 없는 것이다.
지난번 미국의 모기지론 사태가 지금껏 미국이 어떻게 땅집고 헤엄쳤나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하나의 샘플이다.
페이맥과 프레디맥은 미국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은행이다.
주택담보대출채권은 채권자의 신용에 의해 3가지의 신용등급으로 분류된다.
일단 가장 신용도가 높은 채권은 프라임이고, 가장 낮은 등급은 서브프라임이다.
지난번에 문제가 되었던 것은 바로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생상품에서 문제가 생겼다! 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만도 않다.
그리고 이 3등급중 숨겨진 하나의 등급이 있다.
이 등급의 이름은 뭘까?
가장 상위가 "프라임", 가장 하위가 "서브 프라임"이면 중간쯤이면 이름이 "미들 프라임"쯤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름이 "알트A"이다.... 이름만 가지고는 모기지 신용등급임을 알아채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왜 이름이 하필 "알트A"일까?
아마도 속이기 위해서일 것이다. (알트A 전문 판매상도 있긴 하지만서도..)
신용 점수상에 프라임 보단 낮고 서브 프라임보단 높은 신용도의 사람의 채권이여야 정상이지만, 실은 프라임 등급의 대출자도 있고, 서브프라임 대출자도 있다.
실제 창구에서 판매의 절차상의 문제이며 관리감독의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창구직원에게 판매를 허가하지 않았다면 창구직원이 자기가 책임지지도 못할 일을 벌였을리 없다.
프라임 등급의 채권자가 왜 이자가 더 비싼 알트A 대출을 받을까?
아마도 그 채권자는 프라임 등급의 대출 한도를 초과한 사람의 추가 대출일 것이다.
서브프라임 등급의 채권자는 어떻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을까?
아마도 엄청난 담보물이 있는데 서브프라임으로는 한도가 초과하니 누군가가 알트A를 알선해 주었을 것이다. (왜? 담보가 크게 때문에..)
그러다 보니 오히려 서브프라임보다 더 위험성이 높지만 쉽게 숨길수 있다.
이렇게 채권이 발행되면 재판매를 위해 펀드를 발행한다.
프라임이야 당연히 잘 팔릴테지만 누가 고위험도의 "서브프라임"펀드를 사겠는가??
그러니 섞어여 한다.
적당한 이름의 펀드를 수백가지 준비해두고 프라임, 서브프라임, 알트A등을 잘 섞어서 구매자의 눈에는 프라임만 잘 보이도록 진열을 한다.
그리고 진짜 상품은 보다 멋지고 화려한 이름으로 준비한 후... 뭐 "부자아빠의 멋진 카리스마 프라임 314호 펀드" 이런 이름은 어떨까?
뭔 소린지는 모르겠으나 좀 있어보이지 않은가???
편의점에서 흔하게 파는 홍삼이 잠깐 발만 담그고 간 "홍산드링크"의 홍삼 원액 함유량 0.00091%와 같은 분량의 프라임 채권을 섞고
나머지는 고객이 읽기도 힘들 정도로 길고 어렵게 진열한 서브프라임 채권으로 채워서
고객에게 '이건 안전한 프라임 채권이지만, 수익성까지 높은 상품인 "부자아빠의 멋진 카리스마 프라임 314호 펀드"를 추천합니다' 할 것이다.
이걸 증권회사나 다른 투자회사들이 사들인 후 자기들만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새로운 펀드로 만들어서 다시 재판매한다.
예를들어, 미래에셋이 "아침에 캘리포니아 주스를 드시분들을 위한 펀드"를 만든다면 캘리포니아 MBK펀드 상품으로 구성된 상품을 미국 회사에서 사들여 "아침에 캘리포니아 펀드"쯤 만들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이런 고위험의 펀드를 판매하다보면 언젠가 된통 당할수 있다. 바로 지난번 금융위기와 같은..
그래서 "헤지"를 한다. 위험분산..
우리는 자동차 사고에 대비한 헤지를 위해 자동차 보험을 든다.
이것처럼 고위험 헤지 상품을 다시 만든다.
즉, 펀드가 파산했을때 이 파산을 책일져줄 펀드 보험사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헤지펀드사가 등장했다.
펀드회사들은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헤지 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내면
자신들은 파산의 위험으로 부터 해제되고 수익만 걷어들이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번 금융위기시에 파산한 회사들은 "리먼 브라더스"와 같은 헤지 펀드사들인 것이다.
이런 헤지사들은 뭘 먹고 사나?
다른 펀드제조사들로 부터의 보험료 및 보험 채권을 다시 재판매한다.
그러나 재판매 보험 채권이 이런 고위험성 헤지상품 펀드라면 누가 이걸 사겠나???
그래서 그들은 예를들어 이렇게 광고한다. "절대 망하지 않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 은행 고수익 펀드"라고...
그러면서 상품 구성에는 역시 홍삼이 발 담그고 간 드링크제 처럼 "뱅크 오브 아메리카 은행"주식 극소량과 알트A 채권 극소량, 그리고 대부분의 헤지펀드 채권 상품이 될 것이다.
이처럼 모기지 상품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뻥튀기가 가능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내막을 모르면 오히려 안전하다.
다들 잘되는줄 알고 있을테고, 그래서 별일 없으면 진짜 고수익이 된다.
하지만 월가에는 이런 모기지 상품은 수많은 상품군중 하나일뿐이다.
이런 땅집고 헤엄치기식 상품은 모기지뿐만 아니고 모기지와 같은식의 수많은 선물, 환율, 기타 등등 어마어마하게 많고도 많다.
그러면서 정작 은행은 자기돈 한푼도 안쓰고 수익 및 이자만 쪽쪽빨아먹고 있다.
이런걸 보면 은행가가 받는 수천억원의 연봉이 그리 많아 보이지도 않는다.
정보가 부족하던 시절 루쉰이나 위화와 같은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일들은 그저 국민들 하나하나의 사건의 집합체라 생각했겠지만,
알고보면 세상을 움직이는 동력은 따로 있는것 같다.
위의 모기지론과 같은 시스템들이 현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 실체를 말하려하면 정말 끝도 없다.
평소에 말하던 것처럼 사람은 모두 거기서 거기고 게다가 이미 학습된 몇가지 패턴대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쉬운 동물이다.
그리고 혈액형의 예에서와 같이 인간은 깊고 복잡함을 거부하고 맞든 틀리든 상관없이 익숙하고 단순화된 패턴을 추종한다.
쉬운길, 쉬운 생각을 따라 판단하고 결론 지어버리는 것은 상대적인 단계의 차이만 있을뿐,
지식인이든 아니든 남자든 여자든 어느 인종이든 나이가 많든 적든 비슷한 패턴을 따르게 되나보다